* 죄송합니다, 이 포스트에는 보고자 하시는 영화의 내용은 담겨있지 않은, 순전히 개인적인 이야기와 개인적인 넋두리만이 담겨져 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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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好きなひとが、できました (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)
그 시절의 우리는 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
홈페이지의 일기장에 항상 이 포스터를 올리곤 했었다.


- 1996년의 여름은 학교생활과 아르바이트로 정신이 없었고, 처음 진로문제로 가족과 싸운 시기였다. 꾸준히 싸웠다, 정말. 처음 담배라는 걸 피우기 시작했고, 이듬해에는 술과 첫 섹스를 경험했다. 이후 몇년간 이어진 지긋지긋한 신경성 원형탈모와의 전쟁을 시작하기 직전이었다.

- 구체적인 방향이 잡힐 정도로 생각이 깊지는 못했지만, '시즈쿠'나 '세이지'와 마찬가지로 하고자 하는 방향 정도는 얼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. 더불어 주변에 좋은 선배들이 많아서 조언도 많이 구할 수 있었지만, 덕분에 '시즈쿠'가 느껴야했던 불안감들 역시 함께 떠안는 마이너스요소로도 작용. 사실 지금 생각하면 피식하고 그냥 웃음이 나온다.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시절에 그 정도로 고민해가며 도리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었을텐데.

- 매일같이 자전거를 타고 새벽을 달리곤 했다. 새벽 2시 7분, 별과 별 사이를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매일같이 달렸다. 아무도 없는 학교 운동장의 한복판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건 꽤 재밌는 일이었다. 그렇게 그만두고 싶었던 고등학교는 결국 졸업해버렸고, 그렇게 가고 싶었던 유학은 IMF와 함께 이야기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. 대학은 1년을 채 못다니고 결국 내 의사만으로 자퇴를 강행했다.

- 조금 다른 삶을 산다는게 어렵다는 걸 인식한 건 그후로 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다.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내 원석의 거친면들은 서서히 다듬어지게 되었다. 거칠었기에 가질 수 있었던 특색있는 빛깔들을 잃어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. 어찌보면 그때보다는 지금이 원래의 나에게 맞는 길일지도 모르지만, 어린 시절의 나는 분명 지금의 나의 모습을 무척 싫어했었으리라고 기억한다. 사실 그마저도 귀엽다, 내 사춘기가.

- 처음으로 '시즈쿠'와 '세이지'를 만났던 건 1996년의 여름방학이었다.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'어쩜 안어울리게' 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, 나도 모르게 그들의 모습에 눈물을 보이곤 했었다. 만으로 11년이 지나,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스크린으로 보며 조용히 따라부르기도 하고, 그때의 그 장면에 감동받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다. 11년이나 지났는데 말이지, 난 아직도 '콘크리트 로드'의 가사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, 하하.

- Sage라는 이름, 사실 그 유래는 '아마사와 세이지(天沢聖司)'가 맞다 :) 성씨는 일본인으로 귀화한 외가쪽 친척 할머니의 성씨를 빌려썼고. 나는 세이지가 되고 싶었고, 시즈쿠가 되고 싶었다.
Posted by daywish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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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헤더 2007/11/28 13:24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sage님에겐 무척 의미있는 영화였군요~ 이것도 본지 꽤 되었는데 꽁꾸리로드(절대 콘크리트아님)가사는 임팩트있게 마음속에 남아있어요.

  2. 냉이 2007/11/28 13:48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오늘도 도저히 댓글을 안달 수가 없어서...
    극장에서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단 말인가요-_- 오덕오덕;

    극장에서 "엄마 저 사람은 누구야아?"-라던가 "화장실 가고 싶어"-라던가 "#^_#$^(_#!"-라는 소리를 내며 연신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들던 아이들은 없었었나요?
    저는 어머님께서 애들을 대동하고 나올 정도로 그 영화가 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엔 "만화는 애들이 보는 것이다"-라는 생각으로 데려온 듯 하여 심히 불쾌하고 불쾌하고 불쾌하더이다. 제길. 내 8천원.

    • daywish 2007/11/28 14:21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

      // 저 작품에 한정해서라면 오덕이 아니라 씹덕이라고 해도 인정하겠어요. 소리나게 따라부른 건 아니고, 그냥 입술만 움직여가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즐겼지요.

      // 밤 10시반 시작이었는데, 관객은 10명이 안되었던 걸로 기억하고, 대체로 관객운이 좋았던건지 그 10여명의 관객 전원이 스탭롤 끝나기 전까지 나가지 않았어요 (!). 다만 내 뒤쪽에 앉았던 커플님들의 수다가 약간 거슬렸다는 정도?